토플러 할아버지의 부의 미래를 약 3주간의 지하철 독서 끝에 드디어 다 읽었다. 다 읽은 소감은? 나의 서재가 막 불타고 있을 때 단 한권 가져나올 시간이 있다면 가져나오고 싶은 책이라고나 할까..ㅎ 경제,외교,교육,종교,문화 등등 정말 광범위한 분야에 대해 통찰력을 보여주는 토플러 할아버지의 글을 보고 있노라면 책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기분이 든다.

부의 미래 전체를 요약하여 후기를 작성한다는 것은 이안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작업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주제별로 끊어서 나의 생각과 연결하는 편이 나을 듯 싶다. 첫번째로 얘기하고픈 주제는 이안이 personally, professionally 가장 중요한 단어라고 생각하는 '교육'. 읽는 사람이 어떤 관심영역이 있는지, 어느 정도의 지적수준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책을 읽고 난 후에 꽂히는 것도 다 다를텐데 이안이 워낙 요즘 교육사업 및 자녀교육에 꽂혀 있어서 그런지, 부의 미래를 통틀어 가장 인상깊은 내용은 기존의 공교육에 대한 토플러 할아버지의 비판이었다.

토플러에 따르면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가지 형태의 조직간에 '변화의 속도'에서 불일치가 일어나고 있다. 기업은 100마일로 달리고 있고, NGO는 90마일, 가족은 60마일로 달리며 변화의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데, 노동조합은 30마일, 관료조직은 25마일, 학교는 10마일, 국제기구는 5마일, 정치조직은 3마일, 법은 1마일로 느림보 걸음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지식사회로 급변하고 있는데 학교에서의 교육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대량생산시대에 맞게 디자인되어 공장처럼 가동되고, 관료적으로 컨트롤 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입시위주 교육이 문제라는 이야기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얘기지만, 미국의 교육 더 나아가서는 학교라는 제도를 통한 교육이 disrupt 되어야 한다는 토플러의 주장은 참신한 시각이 아닐 수 없다. (사족 : 이래서 책을 읽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온 것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방향으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책 말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상당히 수긍이 가는 측면이 많아서 머리 속에서 여러가지 질문들이 떠오른다. 왜 학교 혹은 공교육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을 통해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시스템이 커질수록 자율성 및 창의성이 강조되기 보다는 획일화와 통제가 필요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데, 자율성과 창의성이 더욱 중시되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는데 왜 학교를 다니면서 획일화/평준화된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인가? 하는 그런 생각들 말이다. '사회성의 습득'을 위해서라면 다른 형태 - 예를 들면 프로젝트성/비정규성/소규모의 모임, 혹은 단체여행, 종교활동 등의 대안적 단체활동 - 를 통해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vs. 한편으론, 남들 다 받는 교육 제도 따라가면 되지, 내 아들 교육에 굳이 리스크 질 필요 있나? 현 교육체제에서도 될 놈들은 다 되는거 아니냐? 하는 생각들..

교육쪽 전공하시는 분들 중에는 밥먹고 맨날 이 고민만 하고 계신 분들이 있을테지만, 이안도 to be 학부모라는 어엿한 stakeholder로서 고민을 할 자격(?)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원래 가장 혁신적인 사람은 창조적인 마인드를 가진 고객이라는 말도 있듯이..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홈스쿨링, 오래된 미래'라는 책을 한 권 샀다. 읽고 나서 느끼는 점이 생기면 공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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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hojai at 2007/03/02 15:48

    아...이런...저는 조금 실망을 했는데요(물론 진지하게 읽지 못한 탓이 큽니다) 처음 책을 보고 우리나라를 서술한 대목을 읽었는데, 거기서 조금 삐끗했던 탓이 큰 것 같습니다. 극찬하는 분이 많으시긴 한데...저랑은 약간 세계관이 다르신 듯 해서요...^^;제 약점이기도 합니다.

  2. Commented by 이안 at 2007/03/02 17:27

    책이 워낙 두껍다보니 살짝 '이건 아닌데?'싶은 부분도 꽤 있긴 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정동영씨 발언을 근거로 한국의 시각을 단정짓는다던지 하는 부분 등 말이죠. 다만 저는 워낙 제가 별 생각이 없던 부분에서 통찰력을 보여주어서 감동 먹었던 것 같아요. ^^

  3. Commented by hojai at 2007/03/03 00:46

    디자인이..갑자기...^^; 허걱.

  4. Commented by 이안 at 2007/03/03 09:59

    디자인이 오래되어 변화를 주고 싶어서 함 바꿔봤습니당.ㅎㅎ 기존에 올려놓은 사진이 짤리지 않는 스킨 옵션이 많지 않더라구요.^^

  5. Commented by 이안 at 2007/03/03 10:07

    여기저기서 별로 안좋은 피드백을 받고 있어서 고민중이랍니당.ㅎㅎ 제가 귀가 얇거든요..ㅠ

  6. Commented by 이안 at 2007/03/04 10:50

    다른 디자인으로 갈아타봤는데, 사진이 박스안에 다 들어가지 않는 문제가 있군요. 혹시 이거 어케 처리하는지 알려주실 분 있음 감사하겠습니당. ^^

  7. Commented by cat at 2007/04/21 00:57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의 코멘트들을 보기 위해서 올블에서 검색 타고 왔습니다. 제가 현재 교육학과 재학중이라서 이안님께서 이 책을 교육이랑 결부시켜서 굉장히 흥미(?)로운데요.(밥먹으면서도 대한민국 교육 욕하고 다니는 접니다 ㅎㅎ) 이 책을 구입해서 읽어야 될지 말아야 될지 굉장히 고민 되네요;; 이안님 글에서는 읽을 흥미거리를 불러일으키는데, hojai님 의견을 보면 과연 읽을만한 책인가? 라는 회의감도 들구요;;
    좋은 의견 잘 보았습니다.
    좋은 밤되세요~

    • Commented by 이안 at 2007/04/21 12:18

      음..저는 사실 제가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토플러 아저씨가 통렬하고 멋지게 해주셔서 더 감동먹은 면이 있을 겁니다. 교육개혁에 대해 아주 전문적인 내용이라기보다는 일반적인 주장이어서 교육학이 전공이시면 큰 기대는 안하시는게 나을듯도 하네요. 그래도 제게 추천여부를 물으신다면 '강추'라고 대답하겠습니다. ^^

  8. Commented by cat at 2007/04/21 14:55

    결국 구입 했습니다 ^^
    좋은 코멘트 감사드립니다~
    좋은 주말 되시길~

  9. Commented by bestkang at 2007/05/25 03:16

    책은 비싸서 못사보겠고 대체적으로 큰틀의 내용은 알지만.........
    기업은 100마일로 달리고 있고, NGO는 90마일, 가족은 60마일로 달리며 변화의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데, 노동조합은 30마일, 관료조직은 25마일, 학교는 10마일, 국제기구는 5마일, 정치조직은 3마일, 법은 1마일로 느림보 걸음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위의 내용을 보며 저는 이런느낌이 드는군요
    현 사회를 지배하는 자의 얼굴을 정면으로 보는 기분이랄까요
    이것을 풀어보면 기업체의 생존의 존패는 피지배계층의 의식을 정확히 수렴해야 하니 변화의 속도가 빠른것은 당연지사이고 법과교육은 이데로도 지배하는데 문제가 없으며 그들이 변화을 원하지 않는다 할까요? 까딱하다는 피지배 계층으로 전락할수가 있기에............

    • Commented by 이안 at 2007/05/25 08:17

      님의 댓글을 읽으니 최근에 읽은 컬럼중에 기업이 사회의 지배세력이 되어가고 있다는 내용이 생각나는군요. 변화의 속도와 대응해가는 능력을 고려하면 앞으로 더욱 그렇게 될 것도 같구요..(개인적으로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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