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회사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일명 'guesstimation'이다. 이는 guess와 estimation의 합성어로서 '우리나라에서 하루 소비되는 종이컵의 수는?', '반포대교를 통과하는 차량대수는?' 등의 일종의 황당한 문제를 풀어보게 하는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문제를 내나, 이런 문제에 대한 답을 듣는 것이 좋은 사람을 뽑는데 도움이 되나? 등의 회의론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논리적 사고방식'을 측정하는데에는 분명 도움이 된다.

이안도 인터뷰어로서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는데, '답'이 맞았나 하는 것은 사실 별로 따지지 않는다. 답을 만들어내기 위해 적절한 가정들을 끄집어내고 상식에 맞는 유추를 하는가 하는 것이 평가기준이지 답 자체가 평가기준이 아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4개의 종이컵이 소비된다고 답이 나온다면 문제겠지만..) 답을 평가기준으로 삼지 않는 이유는 guesstimation 수준에선 정확한 혹은 근접한 답이 나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외부변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도 웃고갈 촛불시위 피해액 계산' 이라는 포스팅을 봤다. 이안의 블로그에서 정치적 포스팅은 단 한번도 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기에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할 생각은 아니고, guesstimation의 시각에서 이를 읽어봤다. 만약 내가 인터뷰어였고, 인터뷰하는 사람이 이 보고서와 같이 답변했다면, 이안은 다음 사항을 지적하겠다.

첫째, 노사분규일수가 설비투자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것이다. 집회발생건수의 증가율과 경제성장률 감소를 co-relation으로 잡은 것이 수많은 외부요인을 배제했다는 점, 그리고 노사분규와 촛불집회를 비교대상으로 잡았다는 점이 가장 치명적이다. 비교할 대상이 없다고 판단되었다면 어설프게 비교대상을 가져오기 보다 논리 자체를 수정했어야 옳다.

둘째, 광고손실과 교통혼잡 그리고 인근지역 업소 수입감소에 대한 언급도 전체합계에 대한 시각으로 접근했어야 옳다. 예를 들어 3사에 대한 광고는 줄었을지 모르지만 전체 광고집행액은 오히려 늘었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통혼잡비용은 증가했지만, 집에 있었을 사람들이 나옴으로 인해 발생한 대중교통 수입의 증가 부분도 있었을 수 있다.

셋째, 사실 피해의 큰 부분 중 하나는 경찰병력 등이 다른 곳에 투입되지 못함으로서 발생한 비용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비용은 고려되어 있지 않다.

'연구소'라는 곳에서 이렇게 민감한 내용을 분석하려면 맘먹고 제대로, 정확히 했어야 했다. guesstimation 수준의 분석은 인터뷰에서나 할 일이다. 물론 내가 인터뷰어였으면 이렇게 답변한 사람을 붙이진 않았겠지만..

오랜만에 Finance관련 포스팅 하나. 그제 퇴근길에 무료함을 달래고자 (책은 읽기 싫고) 한국경제를 꼼꼼이 읽고 있는데 재미있는 기사를 하나 접했으니, 바로 크라운제과신한지주가 서로의 주식을 매집했는데, 이것이 장하성 펀드가 크라운 주식을 매수한 것에 대해 우려한 크라운이 신한금융지주를 우호지분(백기사, White Knight)으로 영입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장하성 펀드가 아직 7% 남짓한 지분을 가지고 있으므로 향후에 적대적 M&A를 시도할 것인지는 두고볼 일이지만..) 그런데 크라운도 화답하여(?) 신한금융지주의 주식을 매입했다고 하니 거꾸로 얘기하면 신한금융지주도 우호지분을 늘리고자 하는 니즈가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적대적 M&A는 꼭 큰 회사나, 글로벌 회사, 제조업 회사에만 발생한다는 보장이 없으니 아직은 해당사항 없어 보이는 작은 기업들도 훗날 IPO 이후를 대비하여 관련지식을 알아두는 것도 해될 건 없겠다..^^

왜 적대적 M&A를 시도하는가?

  1. 회사의 경영진이 어리버리/혹은 부도덕 하다고 생각하여 짜르고 싶은 경우 - CEO를 포함한 회사의 경영진이 회사가 보유한 자산(유형 및 무형자산 - 인적자산 등까지 모두 포함)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을 경우, 혹은 부도덕하다고 생각하는 경우, 주총에서 이들의 해임안등을 통과시키고 회사의 효율성을 높이고 싶은 경우. 소버린이 SK를 공격한 표면적 이유였음 (사실 여부는 모르겠지만).
  2. 회사의 지배구조가 기업가치 저평가를 만들고 있다고 믿는 경우 - AOL타임워너를 칼아이칸이 공격했던 이유가 대표적인데, 회사내 사업부문을 분사시키는 것이 전체 기업가치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현 경영진은 반대하는 경우. 이사회를 장악하여 이러한 big decision을 추진하려는 경우
  3. 경쟁사가 '경쟁의 싹'을 제거하기 위해 인수하는 경우 - OraclePeoplesoft를 인수한 경우가 대표적인데, 일반적인 M&A와 달리 인수당하는 회사는 인수를 반대하여 저항하나 인수자가 돈으로 해결하는 경우임

적대적 M&A는 어떤 절차로 진행되나?

  1. '잠수모드' - 5%룰이라는게 있어서 어떤 회사의 주식을 5% 미만으로 보유할때까지는 금감원에 취득목적을 신고한다던지 할 필요가 없다. 즉, 4.99%까지는 조용히 시장에서 주식을 사모을수 있는 것이다. 물론 특정증권사 창구에서 집중적으로 사모으거나 한다면 주식시장이 좁기 때문에 금방 어떤 펀드가 사모으고 있는 것이다라는 소문이 돌기 마련이지만..이렇게 사모으다가 5%가 넘으면 취득목적이 '경영참여'인지 '단순투자'인지를 밝혀야 한다.
  2. '잠수모드 이후' - 5% 사모아봤자 독자적으로 액션을 취할 수 있는게 없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Tender offer (공개매수)'라는 것을 하기도 한다. 즉, 시장가격보다 얼마를 더 프리미엄을 줄테니 나한테 주식을 파시오 라고 공고를 내고 주식을 사들이는 방법이다. 이럴 돈이 없으면 최소지분만을 확보한 후 주요주주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어서 그들의 의결권을 대행하는 방법 (Proxy fight)을 쓰기도 한다.

적대적 M&A에 대응하는 방안은?

  1. 황금주식 (우리나라에선 현재는 불가능) - 구글의 창업자들은 1주당 10표던가 100표던가 하는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이를 '황금주식' 혹은 '차등의결권제'라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현행 법률상 불가능하다. (사실 창업자들로서는 이게 가장 강력한 방안인데 주주의 평등성 차원에선 논란의 소지가 다분히 있다고 할 수 있겠다.)
  2. 'Poison (역시 우리나라 아직 불가능) - 이는 적대적 M&A시도가 생길 경우 이사회 결정만으로 공격자를 제외한 주주들에게 싼 가격에 대량의 주식을 발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공격하는 사람은 순간 새가 된다고 할 수 있겠다. 2년전엔가 Oracle이 Peoplesoft를 인수했을 때 Peoplesoft측에서 이 포이즌필을 쓰려고 했는데 무산된 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3. 우리나라에서 가능한 방안으로는 '초다수결의제' - M&A등을 결의할 때는 주주의 초다수 (예:80% 이상)가 결의를 해야만 통과하는 것으로 하는 방안과,
  4. '황금낙하산' - 현재의 경영진을 강제로 해임할 때 엄청난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하여 사실상 경영진 교체가 힘들게 만드는 방안, 등이 있는데 딱 들으면 느끼듯이 부작용이 클 수 있는 방안들이다. 그래서 마땅히 대응책이 없다고들 얘기하고,
  5. 고육지책으로 우호지분을 확보 (크라운-신한의 경우처럼)하여 자사주를 넘기는 방안들을 많이 쓴다. (자사주는 의결권에서 제외되는데 우호지분에게 넘기면 더이상 자사주가 아니므로 이 방법을 많이들 쓴다. 이런 때를 대비하여 자사주를 많이 사놓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참고로, 비상장기업의 경우에는 주식의 양도를 이사회 결정에 의해서만 가능하도록 만들어 기존 주주들 중 배신 때리는 자가 없게 만들 수 있다.

    크라운과 신한지주의 경우에는 자사주를 활용했지만,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가 없고 우호지분과 사업연계가 밀접한 경우에는 신주나 전환사채 등을 발행하는 경우도 있다. 과자와 은행은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사업적 시너지가 있을 것 같진 않긴 하다..ㅎ

오늘 네오위즈가 이사회결의를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기사를 접했다. 넥슨과 인터파크에 이어 인터넷/게임업계의 주요 기업 중 또다른 지주회사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지난번 인터파크의 지주회사 전환 때 관련된 포스팅을 올려야겠군..하다가 타이밍을 놓쳐서 못 올리고 있었는데, 네오위즈가 이안의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지주회사로 전환해 준 것 같다..ㅋㅋ

지주회사란 무엇인가?

지주회사의 정의는 '주식소유를 통하여 다른 회사의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를 말한다. 이 중에는 '순수지주회사'도 있고 '사업지주회사'라는 것도 있어서, 순전히 주식소유를 주 業으로 하는 회사는 전자, 자신의 개별사업도 가지고 있는 회사를 후자로 부른다. 아무나 지주회사가 될 순 없고 자산을 1,000억원 이상 가지고 있으며 자회사의 주식합계액이 50%(즉, 500억 이상)인 회사를 지주회사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는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주)LG가 되겠고 신한금융지주와 같은 금융지주회사, 그리고 풀무원과 같은 회사들이 있으며, 앞에서 언급했듯이 넥슨과 인터파크도 지주회사 체제이다.

왜 지주회사 체제로 변경하는가?

그럼 가만 있다가 굳이 지주회사로 변경하는 것일까? LG와 같은 재벌의 경우 구씨와 허씨간의 계열분리라든지, 순환출자문제라든지 하는 다른 어젠다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지주회사로 변경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서로 다른 성격의 사업부문을 분리 운영하여 책임경영을 하게 하려는 것', '지주회사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금융기법 등을 통해 우호지분을 늘리려는 것', '특정 사업부문만 M&A를 하게 하려는 것'의 목적이 크다 할 수 있겠다. 이번에 네오위즈 같은 경우도 '책임경영'을 가장 큰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물론 인터파크처럼 M&A에 대한 관측이 많았던 때에 지주회사로 변경하면서도 'M&A가 이유입니다'라고 얘기하는 경우는 없지만 말이다.

지주회사의 부작용

하지만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에도 당연히 부작용은 있다. 바로 지주회사 디스카운트의 문제이다. 예를 들어 자회사 A,B,C의 주식 50%를 가진 회사 D가 있다고 하자. A,B,C의 기업가치가 각각 100억씩이라고 하면 지주회사 D의 가치는 당연히 50억*3=150억이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회사 D의 가치는 100억도 안되는 경우가 많다. 즉,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합계액보다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황당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Arbitrage를 노린 펀드로부터 지주회사가 적대적 인수의 타겟이 될 수 있다. 소버린이 LG와 SK를 사들인것도 이런 맥락이었다. 그럼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인가? 여러가지 이유중 일반적인 것은 A,B,C 자회사간에 성과 차이가 있을 경우 지주회사인 D의 주주는 D의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성과가 낮은/원치않는 주식인 C의 주식까지도 어쩔수 없이 간접보유하게 되는 결과를 주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보통 지주회사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량을 줄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low liquidity로 인한 핸디캡도 D사의 주식가치를 낮추게 된다.

지주회사로 전환코자 할 때 생각해봐야 할 점

부작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경영', 'M&A활성화', '우호지분 증대가능'이라는 명확한 긍정요소가 있기 때문에 지주회사의 전환은 앞으로도 자주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삼성이 지주회사를 검토한다는 얘기도 시장에는 계속 있어왔고, 해외사업 확장 중인 NHN도 가능성이 언급된 적이 있었다. 지분구조나 분할방식 등의 지주회사로의 전환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회계법인이나 증권사, 변호사 등이 알아서 할 것이지만 그에 앞서 전략적으로 고민을 해봐야 하는 요소들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지주회사의 역할이 단순한 투자역할에 국한될 것인지, 아니면 자회사 운영에 깊이 간여하는 strategic controller의 역할을 할 것인지, 지주회사의 조직구조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의 문제 말이다.

참조 : 분할과 지주회사

지주회사로 전환한다고 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분할'이다. 분할에는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의 두가지가 있다. 인적분할이란, 만약 회사A가 회사A와 B의 두개로 분할될 때 회사 A의 기존 주주가 회사 B의 주주가 되는 경우를 말한다. 물적분할이란 위의 경우에서 회사 A가 새롭게 분할되는 B의 주식 100%를 소유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렇게 되면 기존에 회사A의 주식을 소유하던 주주들은 '간접적으로' 회사 B의 주식을 소유하게 될 뿐, 직접적인 의사결정권은 가지고 있지 않게 된다. 지난번 인터파크의 분할이 물적분할이었기 때문에 M&A 가능성에 대해 더욱 의심을 받았던 걸로 기억된다. 왜냐면 새롭게 분할된 B를 팔것인가 말것인가에 대한 결정이 단일주주인 회사 A에 의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Earn out

Consulting/Finance 2006/10/11 21:36
최근 며칠간 이슈가 되고 있는 Google의 Youtube 인수. 인수가는 우리나라 돈으로 1조 6천억원이고 이를 지급하는 방법은 Google이 그만큼의 신주를 발행하여 Youtube 주주들에게 나눠준다고 한다. 물론 스톡옵션과 달리 2년의 lock up기간이 있진 않을것이다. Sequoia같은 VC가 주주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는한 (그것도 30%나 소유하면서) 그런 lock up을 허락했을리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신주를 발행하여 인수가격을 지급하지만 결국 아무 때나 팔 수 있기 때문에 현금을 준 것이나 다름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현금이나 주식을 바로 지급하지 않고 Earn out이란 방법을 쓰는 경우가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eBay-Skype deal 이다. Earn out이란 어떤 기업을 살 때 초기에 얼마를 지급하고, 인수 이후의 성과에 따라 추가적으로 얼마를 더 지급하는 구조를 말한다. 즉, 하는 것 봐가면서 더 돈 지급하겠다는 구조이다. 벤처기업이나 인터넷 기업들을 인수할 때에는 매출,영업이익,순이익 등의 재무구조를 보고 인수하는 것이 아니고 향후 potential synergies를 보고 사는 것인데 그 포텐셜이 실제 얼마가 되느냐에 따라 valuation을 달리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사는쪽과 파는쪽이 어느정도씩 양보를 하게 되는 셈이다.

Skype의 경우도 2조 6천억을 초기에 현금과 eBay 주식으로 지급했지만, 앞으로 Skype가 어떤 성과를 올리느냐에 따라 Skype주주들은 최고 1조 5천억을 더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즉 valuation range가 4조 1천억까지 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1조 5천억이 되느냐 0이 되느냐를 놓고 서로 싸울 수 있기 때문에 대개의 경우 이 딜 구조를 짤 때 어떤 지표를 정해놓고 그 지표가 얼마가 되면 성과가 나온 것으로 인정한다고 계약서에 반영하여 놓는다. Skype의 경우에도 매출성장율과 영업이익율 목표치가 그 지표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굳이 Earn out이라고 영어로 쓰지 않아도 일반적인 상식인 '너 하는거 봐가면서 줄께'가 반영된 구조이기 때문에 그다지 새롭거나 어렵거나 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아직 우리나라의 M&A에선 이러한 사례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 아니면 있어도 이면계약으로 되어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경우라고 할 것이다. 사실 어떤 지표를 정할것이고 그 지표가 어느정도 달성되면 얼마를 더 줘도 되는 것인지 계산하는게 만만치 않기도 할것이고..

Youtube건을 보고 생각나서 함 공유..
오랜만에 컨설팅과 관련된 글을 올린다. internet/innovation이 대부분 기사나 누군가가 쓴 내용에 대한 코멘트 위주의 2차 가공물인데 반해 컨설팅/finance쪽은 이안의 순수 창작물이기 때문에 글 쓰는 고통(? 혹은 노력)이 몇 배 클 수밖에 없어서 아무래도 업데이트가 자주 되지 못한다.

각설하고, 이번에는 좀 더 business case에 가까운 컨설팅 인터뷰 사례를 들어보겠다. 컨설턴트가 되면 실제로 아래와 같은 작업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일반 기업들의 문제해결을 위해서 쓰이는 경우는 없겠지만 만약 어떤 투자펀드(private equity)가 어떤 산업 혹은 기업에 투자를 할 것인가 말것인가에 대해 컨설팅 회사의 의견을 듣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를 due diligence 프로젝트라고 하는데 단기간(보통 3-4주)에 상당히 compact한 output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컨설턴트들이 대부분 꺼리는 프로젝트다. (왜냐? 라이프스타일이 매우 안좋으므로..^^;)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 한번쯤은 경험해보고 싶어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안도 딱 한번 경험해봤다.

가게에 가서 물건을 소비하고 신용카드를 내면 가게 주인이 어떤 기계에 쓱 긇고 나서 전표용지가 띠리릭 하고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기계를 신용카드 조회기라고 하고 그러한 기업들을 VAN(Value Added Network) 업체라고들 부른다. 이 업체들은 대개 한건당 100원이던가 50원이던가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다. 즉 한번 신용카드를 긁을때마다 신용카드 회사들이 조회를 해주는 대가로 VAN업체들에게 이 금액을 주는 것이다 (가게 주인들이 주는 것은 아니다) 대신 신용카드 회사들은 가게 상인들로부터 수수료(3%쯤 하던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VAN업체들에게 돈을 줄 수 있는 것이다.

하여간 어떤 투자펀드가 VAN업체에 투자를 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하자. 투자 펀드는 그 속성상 보통 5년 정도의 투자 후에는 IPO를 하던 M&A를 하던 제 3자에게 그들의 지분만을 팔던 exit을 하기 때문에 향후 5년간의 cash flow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예상을 하고 5년 후 exit value가 얼마가 될지를 예상한다. 따라서 해당기업에 대한 분석에 앞서 해당 산업의 향후 outlook이 어찌 될것인지도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 요소라 하겠다. 왜냐하면 타겟 회사가 속한 산업 자체의 outlook이 좋아야 5년후에 exit을 할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 결정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의 인터뷰 question이 VAN시장 규모가 어떻게 될 것일까?를 물어본다고 하자.

그렇다면 시장규모 예상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VAN업체가 신용카드 조회 건수 당 매출이 발생함을 상기하자. 그렇다면 매출의 driver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건 수'가 되겠다. 그렇다면 건수는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 이러저러한 방법이 있겠지만 전체 신용카드 사용액을 신용카드당 평균 사용액으로 나누면 건수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냥 건수에 대한 예상을 바로 안하고 이렇게 나눠서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즉 최근 몇년간 사용건수는 몇건이었고 몇%로 성장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대략 몇%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을텐데 왜 그렇게 안하고 두가지 driver로 나누냐는 질문 말이다. 그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그렇게 단순하게 하는 건 고등학생도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돈 몇백억 몇천억을 왔다갔다 하는 판에 그렇게 간단하게 예상하려고 하겠는가? ^^;; 현상을 움직이는 동인을 찾아내어 그 동인에 대한 예상을 통해 현상을 예상하는 것이 결국은 좀 더 신뢰가 간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럼 먼저 전체 신용카드 사용액부터 구해보자. 신용카드 사용액을 drive하는 것은 무엇일까? 개인별로 신용카드를 쓰는 frequency driver가 다를 수 있겠으나 거시적으로 보면 GDP, 소비량, 소비액 중 신용카드 사용비율을 들 수 있겠다. 식으로 나타내면 GDP*(소비액/GDP)*(신용카드사용액/소비액)이고, 말로 풀어쓰면 소득이 얼마나 늘어나서 소비가 얼마나 증가하며 그 소비 중 신용카드를 통한 소비가 얼마나 될 것인가를 예상하는 것이다. 앞으로 5년간 GDP성장에 대한 예상치, 소비증가율에 대한 예상치, 신용카드 사용비율에 대한 예상치를 구해서 reality를 체크하는 것이 해야 할 일이 되겠다. 이렇게 구한 숫자를 cross check 하는 것도 중요한데 하나의 방법으로는 신용카드가 사용되는 industry를 몇개 군으로 나눠서 그 산업군별로 bottom up방식으로 신용카드 사용액을 예상하여 합산해볼 때 앞서 구한 숫자와 어느 정도 range가 겹치는지를 보는 것도 cross check 방식으로 의미있다 하겠다.

그 다음엔 신용카드 사용당 평균 사용액을 구해보자. 이것도 그냥 historical data를 보고 앞으로를 간단히 예측할수도 있겠지만 한번 더 생각해보면 할부와 일시불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할부사용금액의 트렌드와 일시불 트렌드가 딱 일치하면 상관없겠지만 두개가 트렌드가 다르다면 향후 예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할 일은 할부와 일시불로 나눠서 자료를 구해보고 큰 변화가 있는 쪽이 있다면 어떤 background가 있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되겠다. (예를 들어 무이자할부가 늘어나면서 할부가 늘어났다든지 하는 경우 앞으로도 할부를 통한 구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두가지 driver인 신용카드 사용액과 사용당 평균 사용액을 향후 5년간 예상을 하면 신용카드 사용건수에 대한 예상이 결과적으로 도출될 수 있고 여기에 건당 수수료에 대한 가정을 곱하면 전체 신용카드 조회 시장 규모가 파악될 수 있을 것이다.

간만에 머리 굴려 글을 썼더니 머리가 지끈지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