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아한 세계'를 보면 송강호가 자신을 친동생처럼 돌보아주었던 보스에게서 총을 한방 맞고 난 후 자신이 살기 위해 싸움을 벌이다가 결국 보스를 죽이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이안이 개인적으로 꼽은 '우아한 세계'의 명장면이었다. 둘의 관계는 우아한 관계인 듯 보이지만 결국 막다른 곳에 이르자 그들의 우아함은 허무함으로 바뀌게 된다.

이안은 전세로 살고있다. 그동안 이안과 집주인의 관계는 그야말로 우아한 관계였다. 아파트 단지내 공사건 등으로 인해 통화할 일이 꽤 잦았는데 그럴때마다 서로 극존중을 해왔었다. 그런데 이안의 전세계약이 6월말에 종료된다. 관행으로 치자면 이사올 사람이 정해질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하겠지만 7월부터 미국을 가야할 이안으로서는 오래 기다릴수가 없는 처지다. 오늘 이에 관한 통화를 하면서 결국 이안과 집주인은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고야 말았다. ㅠ (덕분에 하루종일 찝찝하다)


(엉뚱한 연결이지만) 한 벤처캐피털리스트와의 대화가 생각난다. 자신이 투자한 회사에서 추가 펀딩을 하려고 하자 많은 VC들이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단다. 그중에는 해당업종을 매우 잘 아는 VC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결국은 다른 VC를 택했는데..그 이유는 그 VC가 자신과 같이 투자실패를 맛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함께 투자한 회사가 실패했을 때 그 사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인간성을 알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신뢰감이 형성되었다는 이야기다.

벤처회사는 멤버들간의 신뢰가 너무나 중요한 것 같다. 그 신뢰감은 professionally 이 사람이 잘 해내겠지 하는 신뢰도 있겠지만, personally 극한 상황에 이르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대한 신뢰도 있을 것이다. 위에서 지적한 인간의 본성을 감안할 때 무리한 기대를 하는 것 보다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서로 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할 것이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분께서 옆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과 아직 그 정도 신뢰감(혹은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예상)이 없다면, (일도 중요하지만) 그것부터 구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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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ommented by 도도빙 at 2007/05/22 22:45

    이래저래 절대 공감입니다...

  2. Commented by hojai at 2007/05/24 01:37

    어디로 가세요? 궁금궁금

  3. Commented by hojai at 2007/05/28 23:01

    날씨가 좋다면....칼리포니아? 음.....우리나라 남해안도 날씨 좋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