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아한 세계'를 보면 송강호가 자신을 친동생처럼 돌보아주었던 보스에게서 총을 한방 맞고 난 후 자신이 살기 위해 싸움을 벌이다가 결국 보스를 죽이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이안이 개인적으로 꼽은 '우아한 세계'의 명장면이었다. 둘의 관계는 우아한 관계인 듯 보이지만 결국 막다른 곳에 이르자 그들의 우아함은 허무함으로 바뀌게 된다.

(엉뚱한 연결이지만) 한 벤처캐피털리스트와의 대화가 생각난다. 자신이 투자한 회사에서 추가 펀딩을 하려고 하자 많은 VC들이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단다. 그중에는 해당업종을 매우 잘 아는 VC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결국은 다른 VC를 택했는데..그 이유는 그 VC가 자신과 같이 투자실패를 맛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함께 투자한 회사가 실패했을 때 그 사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인간성을 알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신뢰감이 형성되었다는 이야기다.
벤처회사는 멤버들간의 신뢰가 너무나 중요한 것 같다. 그 신뢰감은 professionally 이 사람이 잘 해내겠지 하는 신뢰도 있겠지만, personally 극한 상황에 이르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대한 신뢰도 있을 것이다. 위에서 지적한 인간의 본성을 감안할 때 무리한 기대를 하는 것 보다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서로 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할 것이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분께서 옆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과 아직 그 정도 신뢰감(혹은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예상)이 없다면, (일도 중요하지만) 그것부터 구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