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회사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일명 'guesstimation'이다. 이는 guess와 estimation의 합성어로서 '우리나라에서 하루 소비되는 종이컵의 수는?', '반포대교를 통과하는 차량대수는?' 등의 일종의 황당한 문제를 풀어보게 하는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문제를 내나, 이런 문제에 대한 답을 듣는 것이 좋은 사람을 뽑는데 도움이 되나? 등의 회의론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논리적 사고방식'을 측정하는데에는 분명 도움이 된다.

이안도 인터뷰어로서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는데, '답'이 맞았나 하는 것은 사실 별로 따지지 않는다. 답을 만들어내기 위해 적절한 가정들을 끄집어내고 상식에 맞는 유추를 하는가 하는 것이 평가기준이지 답 자체가 평가기준이 아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4개의 종이컵이 소비된다고 답이 나온다면 문제겠지만..) 답을 평가기준으로 삼지 않는 이유는 guesstimation 수준에선 정확한 혹은 근접한 답이 나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외부변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초등학생도 웃고갈 촛불시위 피해액 계산' 이라는 포스팅을 봤다. 이안의 블로그에서 정치적 포스팅은 단 한번도 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기에 이를 정치적으로 해석할 생각은 아니고, guesstimation의 시각에서 이를 읽어봤다. 만약 내가 인터뷰어였고, 인터뷰하는 사람이 이 보고서와 같이 답변했다면, 이안은 다음 사항을 지적하겠다.

첫째, 노사분규일수가 설비투자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것이다. 집회발생건수의 증가율과 경제성장률 감소를 co-relation으로 잡은 것이 수많은 외부요인을 배제했다는 점, 그리고 노사분규와 촛불집회를 비교대상으로 잡았다는 점이 가장 치명적이다. 비교할 대상이 없다고 판단되었다면 어설프게 비교대상을 가져오기 보다 논리 자체를 수정했어야 옳다.

둘째, 광고손실과 교통혼잡 그리고 인근지역 업소 수입감소에 대한 언급도 전체합계에 대한 시각으로 접근했어야 옳다. 예를 들어 3사에 대한 광고는 줄었을지 모르지만 전체 광고집행액은 오히려 늘었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통혼잡비용은 증가했지만, 집에 있었을 사람들이 나옴으로 인해 발생한 대중교통 수입의 증가 부분도 있었을 수 있다.

셋째, 사실 피해의 큰 부분 중 하나는 경찰병력 등이 다른 곳에 투입되지 못함으로서 발생한 비용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비용은 고려되어 있지 않다.

'연구소'라는 곳에서 이렇게 민감한 내용을 분석하려면 맘먹고 제대로, 정확히 했어야 했다. guesstimation 수준의 분석은 인터뷰에서나 할 일이다. 물론 내가 인터뷰어였으면 이렇게 답변한 사람을 붙이진 않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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