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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15 Homo Executans (11)

Homo Executans

Another 이안 2007/02/15 13:12

이문열씨의 신작 '호모 엑세쿠탄스'가 나왔다고 하길래 요며칠 지하철에서의 시간을 투자하여 읽어봤다. (BTW, 요즘 한 2년만에 지하철을 타고 1시간 이상씩 다니고 있는데 이 때 책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고 3때 '사람의 아들'을 읽었을때 워낙 희한한 느낌의 충격을 받았던지라 이번에도 큰 기대를 하고 읽었더랬다. 결론은..재미는 무지 있는데 감동은 덜하다..라고 해야할까? 너무 현실적 배경과 짬뽕을 시켜놓아서인지, 그동안 이문열씨가 현실정치에 어쨌거나 참여하며 이안도 모르게 어떤 '선입견'이 생겨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소설을 읽다가 살짝 짜증이 난 적도 있었던 것 같다. 그동안 이문열씨를 좋아해온 이안조차도 느낀 거부감이니 (정치적으로) 그와 반대편에서 비판해온 사람들이 책을 읽으면 거부감 수준이 상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버뜨, 여전히 이안의 종교인 기독교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며 '인간구원'에 관해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주었다는 점에서 (적어도 이안에게는) 읽을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제목인 호모 엑세쿠탄스는 '처형하는 인간'이라는 뜻이다. 즉, 인간의 속성 중의 하나가 '처형'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처형은 '구원자'에 관한 처형이며 '자기와 다름'에 대한 처형이다. 소설은,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그것도 지난 대선을 전후한 최근에 神의 대리인(i.e.예수님)이 재림했다고 이야기한다. 이천년전 이스라엘에 오셨던 예수님이 이번엔 보일러공의 모습을 하고 서울의 빈민촌에 나타나서 인간구원의 활동을 하고 있으며, 2천년전 예수님을 처형했던 세력들과 마찬가지로 다시 오신 예수님을 처형하기 위한 세력이 등장한다. 이 세력은 진정한 인간의 구원은 현실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고, 현실에서의 구원을 이야기하지 않는 예수님은 사이비 구원자이며 처형해야 할 존재라고 믿는다. (그리고 실제로 처형한다!) 재미있는 부분은 현 정권의 386 세력을 이러한 '敵그리스도'세력과 연결짓는 작가의 시각이다. 주인공 신성민의 목소리를 통해 작가는 현 집권세력들에 대한 본인의 의구심(?)을 나타낸다 - (이 부분이 까리한데...주인공이 그렇게 얘기한다고 작가의 생각이 그렇다고 단정짓는 것은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 vs. 그동안 이문열씨가 보여준 정치적 행동에 기반할때 주인공 생각=작가의 생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두 가지 중 무엇이 맞다고 볼 것인가..가 까리하다)

요즘 이안이 듣고 있는 설교 - '진정한 구원은 세상에서의 구원이 아니며, 따라서 우리는 세상에서의 일에 대해 기도해서도 안된다'는-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敵그리스도의 구원론은 처음 들으면 아주 유치한 생각이라고 치부될 수 있지만, 가만 들여다보면 상당히 설득력있는 부분도 없지 않다. 뭐, 결국은 어떤 이 정답일까를 고민하는 것보다는 그냥 '믿어야 하는' 것일지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