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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28 올해의 웹, 내년의 웹 (9)

월간 웹에서 웹과 실리콘밸리에 관한 몇가지 질문들을 보내오셔서 기고를 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 07년과 08년의 웹에 관한 리뷰와 전망에 관한 부분만 발췌하여 실어본다. 이쪽에 고수님들이 많으신데 이런 글을 쓰자니 솔직히 좀 쪽팔리지만, 그냥 이런 시각도 있구나 하고 재미삼아 보면 될 것 같다..

오늘부터 우리 공원의 운영을 오픈하겠습니다. 맛있는 호떡을 만들 줄 아신다고요? 그럼 저희가 공원내에 자리를 하나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멋있는 조형물을 만들 줄 아신다고요? 그럼 저희 공원 광장에 작품을 하나 만들어 보세요. 마술쇼를 잘하신다고요?저희 공원 잔디밭에서 한번 해보세요. 만약 여러분의 활동을 통해 수익이 발생한다면 모두 가져가셔도 됩니다. 입점료 같은것은 일절 받지 않겠습니다. 대신 저희에게 사전에 등록만 해주시고 공원질서를 위해 저희가 정한 최소한의 규칙만 따라주세요. 그러면 저희가공 원입장객들에게 홍보도 대신 해드리겠습니다.

어느날 서울 시내에 있는 한 공원이 이런 선언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저마다 하나씩 장기를 가진 재주꾼들이 공원으로 몰려들 것입니다. 그 재주꾼들은 가족과 친구들에게 공원으로 놀러오라고홍보도 할 것이고요. 그동안 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긴 했지만 좀 심심하다 생각했던 입장객들은 다양한볼거리,할거리가 생겨서 더욱 즐거운 시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공원측에서 일정한 규칙을 정해놓은 덕분에 아주 어지럽지도 않고 말이죠. 이 공원은 늘어난 입장객 덕분에 입장 수입이많이 늘었을 것입니다.

비유적으로 이야기해봤는데, 이것이 바로 올해를 뜨겁게 달군 페이스북의오픈플랫폼 정책입니다. 자신들의 API를 다른 웹서비스 사업자들에게 오픈하여 그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유저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페이스북은 단순한 웹사이트를 넘어 거대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죠. 그 덕분에 얼마전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5조원이라는 놀라운 가치평가를받으며 투자를 받게 되었습니다.

페이스북만이 수혜자였던 것은 아닙니다. 공원에서 공연하는 사람들중에도 스타가 생겨나게 된것이죠. 대표적인 업체가 바로iLike.com입니다. 친구들간에 음악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iLike는 페이스북을 통해 동네 가수에서 일약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을 런칭한 첫 주말동안 급증한 트래픽 때문에 서버가 다운되어 실리콘밸리의 다른 인터넷 업체들에게 서버를 임대하는 초유의 사태에까지 이르렀지요. 그야말로 순식간에 초대박이 나서 지금은 등록회원수가 천만명을 넘습니다.

영리한 혹은 호들갑스러운 미국의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급기야는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 전용 펀드까지 조성을 하게 되었지요. 이펀드는 5명 정도의 개발자로 이루어진 팀에게 수억원 정도를 투자하여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도록 장려합니다. 이러한 흐름 덕분에 페이스북에는 12 12일 현재 9,000여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달려 있습니다. 물론 9,000여개 중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일어나고 있어서 Superpoke같은 인기 애플리케이션은 80만명 가까운 Daily users를 가지고 있지만, 개발자와 그의 친구들만이 사용하고있는 애플리케이션도 많이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 (혹은 위젯) 붐은비단 페이스북 내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 아닙니다. 아마 내년 혹은 당분간의 웹의 진화방향에 큰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뉴욕에 위치한 벤처캐피털 펀드인 UnionSquare Ventures의 파트너인 Fred Wilson의 블로그(http://avc.blogs.com)는 이러한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그의 블로그를 방문해보면 이 블로그의 구독자들 사진을 보여주는 위젯인 MyBlogLog, 가장 많이 검색한 검색어를 보여주는 Lijit, Fred Wilson이지금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Twitter, 자신이 찜해놓은 악세사리를 보여주는 Etsy, 어떤 음악을 요즘 즐겨듣고 있는지 보여주는 Smart Pad, 자신의 Flickr 사진 썸네일 등 정말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붙어있습니다. 이쯤되면가히 위젯들의 부동산 싸움이라고 할수도 있을 것입니다.

수 천만명의 자체 회원을 가진 덩치 큰 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한동안 웹을 진화시킨 동력이었다면, 자기 자신의 덩치를 키우는 것보다 다른 사이트들에 항상 같이 붙어 다닐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이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애플리케이션들의 장점은 그들의ubiquity(어디에나 있음)가 광고 플랫폼으로서의scalability(스케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중앙에서 광고주를 모을수만 있다면 흩어져있는 애플리케이션에 뿌려주어 광고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구글의 애드센스와 같은 원리이지요.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선 웹사용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가치를 전달해 주어야만 가능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