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8/01/06 워싱턴 광장을 둘러싼 이야기들 (17)
  2. 2007/09/21 뉴욕의 가을, 그리고 알랭드보통 (20)
  3. 2007/09/17 다시 뉴욕 (15)
  4. 2007/08/12 Blue Note 그리고 Charlie Haden (15)
  5. 2007/08/12 눈과 귀로 접하는 뉴욕 (13)
Washington Square는 우리나라로 치면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쯤 되는 곳이다. 뉴욕 맨하탄의 그리니치빌리지 근처에 위치한 이 공원에는 자신의 음악을 들어주길 원하는 무명 뮤지션들과 각종 신기한 퍼포먼스를 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밥딜런도 여기에서 공연을 하다가 유명해졌다고 한다. 뉴욕에 갔을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 중에 하나다.

연말연초를 맞아 그 워싱턴 광장이 이안의 주변(?)에서 연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 시작은 크리스마스 며칠전에 본 '나는 전설이다'. 영화는..참 재미없다. 영화에서 윌스미스가 사는 집이 워싱턴 광장의 개선문 바로 뒤에 위치한 집이다. 영화 끝부분에 좀비들이 쳐들어올때 워싱턴 광장을 가로질러 쳐들어온다. 이때까진 별 느낌 없었다. '아, 저기 가본덴데' 하는 관광객의 전형적 반응 정도.

새해첫날 'August Rush'를 봤다. 영화는..참 재미있다. 영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들에게는 운명에 관한 영화이고, 재미없게 본 사람들에게는 우연이 남발하는 영화이다. 그런데 '어랏?'하게 만들었던 것은 주인공 남녀가 하룻밤 사랑을 나누는 그 곳이 윌스미스가 좀비들의 습격을 받은 그 집 옥상이다. (아래 사진에서 나오는 개선문 뒤 갈색 벽돌 건물). 그리고 어린 주인공이 거리의 가수로 활동하는 지역도 워싱턴 광장이다.


뉴욕은 워낙 영화에 자주 배경이 되는 곳이니 여기까지도 그런가보다 한다. 세번째 타석은 새해 첫 독서로 아주 우연찮게 고르게 된 '구해줘(Sauve-Moi)'라는 소설. 기욤 뮈소라는 프랑스 소설가가 쓴 작품인데 프랑스에선 85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란다. (85주면 1년반이다!) 자신만의 독서세계를 간직한 동생의 집에 갔을때 책상위에 있길래 출퇴근 전철안에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책은..꽤 재미있다. 영화 시나리오를 보는 것 같은 비주얼적인 소설이다. 그런데 이 프랑스 소설의 남자 주인공이 사는 집이 또 워싱턴 광장 바로 옆이다. 소설 말미에 나오는 중요한 사건의 배경 역시 워싱턴 광장이다.

일주일간 서로 다른 세개의 문화생활에서 연속적으로 워싱턴 스퀘어를 접하고 나니 '뭐야 이거..'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 문화생활에서도 워싱턴 광장이 나온다면..? 설마..ㅎㅎ

어제는 저녁에 맨하탄에서 미팅이 있어서 낮에부터 맨하탄에 가있었다. 스타벅스에서 일을 하다가 잠시 쉬어야겠다는 생각에 뉴욕도서관 앞 벤치에서 책을 읽으러 갔다. 예전에도 읽은 적이 있는 Alain de Botton의 'On love (한국제목은 왜 나는너를 사랑하는가)'를 요즘 다시 읽고 있다. 알랭드보통은 정말 언어의 마술사다. 책을 보면서 키득거리고 웃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제 읽은 부분에서는 연인의 구두를 맘에 들어하지 않는 남자와 그런 남자에게 화가나서 구두를 집어 던지는 평범한 장면을 범상치 않은 문장으로 만들어냈다.

1시간 정도 현실계를 떠나 'Botton의 나라'로 잠시 여행을 다녀온 것 같았다. 벤치에 앉아 보는 뉴욕의 가을이 이뻐서 사진기에 어설프게 담아봤다.

(이런저런 이유로) 블로깅을 할 수 없었던 며칠을 뚫고 어제 밤 다시 뉴욕에 도착했다. 2주간 머물 예정. 좋은 만남들이 예정되어 있어 설레는 마음. 어느덧 가을이다.

클럽 창문밖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들.
1994년 이태원의 올댓재즈라는 곳을 처음 갔을때 이안이 느낀 감동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이런 곳이 있구나..잘 모르는 음악이지만 코앞에서 연주되는 그 생생함이 전달하는 감동이라니..그때부터 이안은 '재즈'라는 생소한 음악을 알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2007년 8월. 이안은 뉴욕의 블루노트 앞에서 줄을 서 있다. 웨스트코스트 재즈의 산실인 샌프란시스코의 재즈클럽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블루노트라는 네임밸류가 주는 기대감은 더욱 컸다. 게다가 오늘의 연주는 Charlie Haden.

70살의 이 노익장은 그래미상을 3회 수상했고 소시적에 존컬트레인, 오네트콜맨, 빌리호긴스 등 쟁쟁한 뮤지션들과 같이 연주를 했다. 70살임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 신체와 내공을 보여주었다. 자리가 없어서 서서 들었지만, 재즈의 구성 중에서도 이안이 가장 좋아하는 피아노와 베이스가 들려주는 하모니는 정말 감동이었다. 12시가 넘어 숙소로 돌아가는 뉴욕의 꽤죄죄한 지하철 안이 멋지게 보일만큼 좋은 공연이었다.

이제 다시 샌프란으로 돌아간다. 지난 일주일간의 뉴욕출장은 많은 꿈을 꾸게 했던 너무나도 값진 출장이었다!
눈: 어설프게나마 사진기 렌즈로 바라본 뉴욕의 2007년 8월 모습 (백호님, 용량 문제로 slideshare를 썼습니다..죄송)



귀: 이상은의 '뉴욕에서'를 배경음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