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포스팅은 작년 9월부터 쓰려고 했는데 게으름 때문에 쓰질 못했다. 작년에 첨 미국에 왔을때 뭔가를 사러 Drugstore라는 곳에 첨 들어가서 바로 아래와 같은 카드가 진열된 진열대를 보고 깜딱 놀랐다. 아니 이게 뭔가..
한참 롱테일이란 단어를 많이 들을때여서 그랬는지 '이거야말로 진정한 롱테일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일카드 하나에도 종류가 정말로 수백가지가 되는 것이었다. 조카에게 보내는 카드, 남자친구에게 보내는 카드, 증조할머니에게 보내는 카드, 깜박하고 며칠 늦게 보낼때 쓰는 카드 등등..생일카드와 관련해서 일어날 수 있는 이벤트의 조합이란 조합은 다 있어 보였다. 이 가게만 그런가 했는데 알고보니 모든 마트에는 저런 진열대 하나쯤은 다 있었다..정말 너무 신기했다.
생일카드에서 이러한 다양성이 가능할 이유를 한번 생각해봤다. 첫째는, 얘네들은 카드를 보내는 문화가 잘 정착되어 있을 것 같다. (확인은 못했음)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다양한 카드가 존재할 수 없을 것 같다. 둘째는 한장당 마진이 많이 남을 것 같다. 오늘에서야 카드 5장을 샀는데 15불을 냈다. 한장당 3천원꼴이니 마진이 많이 남겠다. 그런데 그정도 마진이 없으면 다양한 상품 production이 안될 것이니 어찌보면 당연하다. 이는 거꾸로 얘기하면 소비자들이 다양한 소비를 위해서 어느 정도의 프리미엄은 인정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는 이안에게는 비즈니스적으로 매우 중요한 발견이었다)
Anyway, 다양성의 공유를 위해 이안도 5장을 과감히 샀다.
'롱테일'에 해당되는 글 3건
- 2007/08/23 Longtail in 생일카드 (16)
- 2006/09/27 이노베이션을 위한 Infra (14)
- 2006/08/08 괴물, 그리고 롱테일 in Korea (10)
실리콘밸리로 오기 전에 이안이 참 궁금했던 질문 : 왜 유독 실리콘밸리에 벤처회사들이 많을까? 혹은 조금 범위를 넓혀서 왜 미국에는 벤처회사들이 많은 것일까?
그 답은 Infra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안의 중간결론이다. 그럼 인프라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가? 지금까지 이안이 느낀 인프라는 다음과 같다.
1. 많은 사람들이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다 : 오늘 Techcrunch RSS에도 흥미로운 기사가 나왔는데 MS의 반쯤 잊혀진 서비스인 wallop service가 스핀오프되어 벤처회사로 창업했다는 것이었다. 며칠전에 만난 iBloks도 마찬가지였고 이곳의 IT거인들 - MS, IBM, Lucent 등등 - 에서 일하다가 비즈니스 기회가 있으면 따로 회사를 창업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로 치면 삼성,LG등을 다니다가 나와서 창업을 하는 것이다. MS와 같은 모기업(?)들도 이를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자기네 기존 전략과는 상충된다거나 별로 연관이 없다거나 하는 것이지만 될성 부른 떡잎들은 미련없이 내보내고, 나중에 전략적으로 중요해지면 다시 그 회사를 산다거나 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경우가 종종 있지만 (네이버도 SDS사내벤처였고 인터파크도 데이콤 사내벤처였으니) 여기서는 '많은'것이 차별점이라고 하겠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잘나가는 대기업을 관두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위험한 행동으로 인식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서는 심지어 '쿨'해 보이는 인식도 있는 듯 하다. 여러 케이스가 있으면 아무래도 본인도 지르기에 부담이 덜하지 않을까..
2. 벤처캐피털이 뒤를 받쳐준다 : 그럼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어떻게 도전정신을 가지게 됬을까? 여러 사람이 가지다보니 좋은 분위기가 형성되어 덜 도전적인 사람도 도전적인 생각을 해보려는 경향도 없지 않겠으나, 하나 중요한 요소는 바로 벤처캐피털의 지원이다. 이안이 여기서 만난 벤처회사들은 사무실도 그런대로 괜찮고 사람들이 '헝그리'하게 일한다기보다 '즐겁게' 일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헝그리정신도 중요하지만 즐겁게 일하는 사람을 따라올수 있을까?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금전적 요소가 바로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벤처캐피털의 총알지원이라고 할수 있겠다
3. 롱테일 혹은 다양한 니즈가 존재한다 : 그럼 VC는 왜 벤처회사에 투자할까? 당연히 그동안 성공사례가 많이 있었고 그를 통한 이익창출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벤처회사가 큰 회사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다양한 니즈' 때문인 것 같다. 롱테일이란 단어가 최근에 많이 회자되고 있지만, 미국 시장에 직접 와보니 정말 다양한 인더스트리에서 다양한 니즈가 존재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서점에서 캘리포니아 여행책을 하나 사려고 해도 '어린이와 함께 놀기좋은 캘리포니아 여행지', '개를 데리고 가기 좋은 여행지', '연인끼리 가기 좋은 여행지', '산악자전거 타기좋은 여행지' 등등 이룰 말할수 없이 다양한 종류의 캘리포니아 여행서적이 존재한다. 이안만 하더라도 아무 생각없이 서점에 가서 여행안내서를 하나 사야겠다..싶다가 '어린이~'를 보는 순간 우와 이런 책도 있네 하면서 덥석 샀더랬다. 그리고 생일카드를 판매하는 곳을 가더라도 '조카 생일 축하카드', '손자 생일 축하카드', '여자가 여자에게 주는 생일카드', '며느리에게 주는 생일카드' 등등 황당할 정도로 많은 수의 생일 축하카드가 존재한다. 책,카드 뿐 아니라 자동차만 하더라도 1920년대 스타일의 클래식 카에서부터 최신 컨버터블까지 그야말로 너무나도 많은 차의 종류가 길거리에 굴러다닌다. 그야말로 롱테일 시장인 것이다..이러다보니 벤처회사들도 니치마켓에서 잘 포지셔닝을 하는 경우 상당한 대박을 터뜨릴 수 있으며 그 대박이 주류시장으로 가게 만드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 근데 벤처회사가 많은 게 좋은 것인가?
이안의 생각 : Yes. 왜냐하면 그래야 소비자 자신도 몰랐던 다양한 니즈가 충족될 수 있으며 그 결과 세상이 조금씩 바뀔수도 있게 되며, 국가경제적으로 보자면 고용창출도 가능하니 당연히 벤처회사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좋다는 것이 이안의 생각이다. 물론 모든 회사가 성공하는 것이 아니니 중간 중간 돈을 까먹게 되는 투자자도 생기겠지만 그건 일종의 사회적 비용이라고 해야할까..
결론 : 따라서 우리나라 벤처생태계를 활발하게 하기 위해서는 그 근원의 출발점인 '다양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소비자의 오픈마인드가 필요하며, 그러한 기회를 잘 포착해내려는 벤처 창업가들의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안의 결론..(너무 뜬구름잡는 얘기인가..ㅎㅎ)
하도 괴물괴물 하기도 해서 재미있나보다..하는 생각에+반칙왕 이후 좋아하게된 송강호라는 보증수표에, + 다들 보니까 안보면 안될 것 같은 심리에 이안도 주말에 괴물을 봤다. 역시 재미있었다. 그러나 오늘 글은 괴물에 관한 글이 아니다. 괴물에 대한 평은 인터넷에 대따~ 많으니까..
괴물이 개봉 9일만에 500만을 돌파하고 대략 600만을 넘었다고 한다. 10일이라 치자. 하루 60만이다.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이라 치자. 전체 인구 중 백명의 한명이 매일 괴물을 보고 있는 것이다. 흥행기록 달성하여 1,000만 돌파하고 1,500만 간다 치자. 대략 세명 중에 한명은 본다는 얘기다. 60세 이상 인구가 몇명이나 될까? 대략 전체 인구의 20%는 되지 않을까? 그럼 천만명 제외. 15세 이하는 몇명일까? 대략 10%는 되지 않을까? 그럼 또 오백만 제외.
즉 오천만명 인구 중 15세 이하, 60세 이상을 제외하면 3천5백만이니 1,500만 넘어서면 실제 볼만한 사람 중에 두명 중 한명은 다 괴물을 본단 얘기다.. "엄청"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이안이 요즘 읽고 있는 "Long tail"이란 책이 있다.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면서 (특히 영화,음악,책 등의 분야에서) Blockbuster가 점점 그 위력을 잃어가고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켜 주는 다양한 장르의 소규모 히트작들이 많이 등장하는 추세이며, 콘텐츠를 '생산'하는 비용과 '소비'하는 비용이 다 낮아져서 앞으로는 더욱 그런 추세가 강화될 것이다라는 게 핵심내용이다. (미국 역대 TV시청률 높은 순위를 매겨보면 거의 다 70~80년대 프로그램이고 90년대 것 중에는 90년 동계올림픽 딱 하나 낀단다.)
책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끄덕 했는데..괴물을 생각해보니 그리고 괴물이 그렇게 흥행할 수 있는 한국의 여건, 심지어 한국의 인터넷 여건 - 네이버 메인 화면의 뉴스가 그날의 사람들 화제를 결정하는 - 을 생각하니 한국에서도 과연 롱테일이 존재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롱테일과 괴물같은 블록버스터가 공존할수도 있겠지만..) 뭐, 그렇다고 롱테일이 좋다는 얘기가 아니다. 그리고 괴물도 재미있었다..^^;; 그렇지만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는 사회 환경에서 창조성이 길러질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생긴다. 마치 김기덕 감독의 볼멘소리 처럼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