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팟'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6/08/01 이베이vs.구글 (10)
  2. 2006/07/15 미디어스팟을 아십니까? - 혁신과 게임이론 (11)
오늘 완전 블로깅 날이다..ㅎㅎ
첨부문서는 HBS 학생 두명이 이베이와 구글의 경쟁구도에 대한 예상을 한 문서이다. 업계 사람들이 보면 그닥 참신한 뷰포인트는 없지만 나름 논리적인 접근방식과 살짝 참신한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글이라고 하겠다.

구글이 최근에 라디오광고회사를 인수한 것과 관련하여 전통매체(라디오,신문,잡지 등)의 광고영역을 온라인으로 파는 비즈니스를 할 것이고 이베이와 그 영역에서 직접 경쟁하게 될 것이다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참 흥미로운 이야기다. 왜냐하면 이안이 2000년에 선배들 따라서 했던 일이 바로 그거였기 때문이다. '미디어스팟을 아십니까'라는 이안의 글에 나온 미디어스팟이 바로 그 비즈니스 모델을 한국에서 구현하려고 했던 것이다.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것일까? 구글조차 이제 시작하려는 일을 그때 한국에서 하려 했으니..ㅎㅎ

참고로 미디어스팟이라는 마켓플레이스를 론칭은 했는데 아무도 상품을 올리지 못해 망하고 말았었다..ㅠ

2000년 봄 닷컴 열풍이 있던 시절, 나도 선배들과 B2B 인큐베이션 회사를 창업한 적이 있다. (모머스 벤처스라는 이름을 혹시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런지?)
그 때 아이템이 두가지가 있었는데 (비록 미국의 비즈니스모델을 본 뜬 것이었지만) 그 성격은 상당히 혁신적인 것들이었다. 하나는 제약회사들이 의사들에게 신약을 세일즈하는 방식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오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신문/잡지 등의 오프라인 매체들이 자사의 광고지면을 온라인경매 방식으로 팔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그 중에서도 나는 두번째 아이템(광고옥션)을 가지고 회사를 설립하는 일에 참여하였다. 최근 인터넷 관련 기사를 보면 구글과 이베이가 바로 이 영역에서 서로 경쟁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종종 들리는 것으로 보아 전혀 말이 안되는 사업이 아니다. 당시에도 이미 미국에선 Ad auction이라는 사이트가 생겼고 당시 제일 잘 나가던 VC인 Internet Capital Group(ICG)이 투자를 해서 상당한 유명세를 타고 있었다(최근에 www.adauction.com을 방문해보니 폐쇄되어 있어 섭섭한 마음을 느꼈지만서도) 바로 그 비즈니스 모델을 한국에서 시작해보고자 야심차게 회사를 설립하였던 것이다.

당시 옥션과 함께 잠시나마 우리나라에 경매바람을 일으켰던 와와를 기억하는지? 그 회사의 사장님(피터금 아저씨)도 우리 회사에 동참했었고 인터넷 경매 방식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발자들도 영입을 하고 광고업계 종사자들도 세일즈&마케팅을 위해 영입하여 직원 규모가 30명도 넘었으니 참 야심찼다고 할 수 있겠다. 나도 제일기획에서 출판하는 광고백서를 달달 외웠고, 인맥을 동원하여 잡지사/신문사 광고부 사람들, 광고크리에이티브 제작사들, 공연기획자들 등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물론, 결론은 실패였다. 이름 짓느라 며칠간 고생했던 미디어스팟(www.mediaspot.co.kr)도 이제는 없어진 사이트가 된지 오래다. 열심히 노력하여 광고지면 판매를 위한 마켓플레이스를 오픈했음에도 불구하고 참담하게도 아무도 등록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준비 6개월, 오픈 6개월 토탈 1년을 그렇게 허무하게 보낸 후 미디어스팟은 엉뚱한 비즈니스 모델로 바꿔야만 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왜 미디어스팟의 혁신은 성공하지 못했던 것일까?

요즘 내가 읽고 있는 경영학서인 Slow pace of fast change (혁신의 느린걸음)는 이 물음에 상당히 참신한 대답을 해주는 책이다. '혁신'의 성공을 경제학의 게임이론과 접목시켰으니 말이다.

클레이스텐슨 교수의 Innovator's dilemma가 "disruptive"라는 단어를 중요한 단어로 등장시키며 시장 선도기업일수록 innovation을 실행하기가 어렵고 중요하다는, 결과론적으로 보면 지극히 당연하나 상당히 중요한 내용을 설파했고,김위찬 교수의 블루오션이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분석의 틀을 제공했다면,
이 책은 "왜" 혁신이 어려운 것인지에 대한 root cause를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여, 혁신을 위해 전략가가 하여야 하는 일에 대해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물론 경영학 서적이 그 본연의 특징상 하늘아래 완전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고 결과를 놓고 보면 다 아는 얘기스러운 면이 있는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게임이론과의 접목은 참신하다.

이 책의 핵심메시지는,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은 남들(다른 이해관계자들)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예측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혁신이 어려우며, 혁신가는 이렇게 상호연결된 시장에서 현재의 균형상태를 깨고 새로운 균형을 달성하기 위해서 '어느 부분에 개입해야' 가장 효율적인 조정이 가능할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균형상태란, 영화 뷰티플마인드의 주인공인 경제학자 존 내쉬가 정의한 것으로서, 기업이나 소비자 등 시장의 핵심참여자들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동시에 남들도 그러할 것이라 기대할 때 나타나는 역동적인 정지상황을 말한다. 따라서 이 상태에서는 한 사람의 선택이 결국 다른 사람들의 선택에 좌우된다.

따라서 현재의 균형상태가 비효율성을 가지고 있고 그러한 비효율성을 제거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가진 업체가 새로이 생겨났다 할지라도, 새로운 균형상태가 등장하려면 시장 참여자들이 생각하기에 다른 시장참여자들도 자기와 같이 행동하리라는 믿음을 가져야 하는 것이며 혁신가가 그러한 믿음을 주기 위해 '개입'해야 한다.

그렇다면 '개입'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말로 설명하자면 너무나 간단하다. 마치 코끼리 냉장고에 넣기 문제와 비슷하다. 가장 먼저는, 혁신이 성공한 최종모습 즉 혁신이 시장에 도입되고 난 후의 상태를 확실하게 예측해야 한다. 이 그림을 그리고 난 후 기존 시장의 현상유지 상태를 깨뜨리기 위해 최소 수준 이상의 다수에게 혁신이 퍼질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혁신가 자신의 영향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지렛대 역할을 해 줄 중개자를 찾아내어 협상해야 한다.

개입의 정의가 결국 위에서 정의한 바처럼 지극히 이론적일 수 밖에 없다면 결국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부분'에 개입하며, '누구'와 협상하여야 하는가가 아닐까 싶다. 이 점은 industry마다, 시대마다, 나라마다 다르지 않을까 싶다.

다시 2000년으로 돌아가보자. 미디어스팟은 광고시장에 존재하는 비효율성을 제거하고자 시도한 국내 최초의 혁신적 사업아이템이었다. 기술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미디어스팟이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바로 이 '게임이론' 이었다. 물론 당시의 우리도 시장내 영향력 있는 존재 중 하나가 앞장서 우리의 사업모델을 적용하여 주어야 사업이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고, 그래서 열심히 세일즈를 했었지만 생각보다 '균형상태'는 확고했었다. 미디어스팟은 어떻게 그 균형상태를 깨야하는지, 즉 어느부분에 어떤 방식으로 개입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이 부재했던 것이다.나는 어렸었기에, 도대체 왜 우리에게 광고를 주지 않는지, 왜 이렇게 다들 고집세고 멍청한지 한탄만 했었다.

혁신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미디어스팟 사례와 이 책 '혁신의 느린걸음'이 주는 메세지가 나름 있지 않은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