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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15 역사속의 개인 - 오 하느님을 읽고 (11)

태백산맥을 읽은게 97년이었으니 딱 10년만에 조정래씨의 소설을 다시 읽게 되었다. 세월이 도둑놈이라고, 태백산맥 10권을 다 읽고 나서 책을 내려 놓으며 눈물을 훔친 기억은 또렷한데,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할 것 같다. 이 책도 먼 훗날 누가 물을때 '글쎄 종교서적이었던가?' 하는 황당한 답변이 안나오도록 스스로 기록하는 차원에서 몇 자 적어본다. ^^

주인공의 모티브가 된 사진의 등장인물은 일제에 의해 강제 징집되어 노몬한 전투에 투입되고, 거기서 소련군에 포로로 잡히고, 다시 모스크바 전투에서 독일군에 포로로 잡히고, 노르망디 전투에서 미군에 포로로 잡힌다. (사진은 노르망디에서 잡힌 후 미군에 의해 찍힌 사진이라고 함) 징집될 당시 아버지가 한 말씀 '총알 피해 댕겨라'대로 살기 위해 몸부림을 치다보니 조선인이 노르망디 해안에서 독일군 군복을 입고 미군에게 잡히게 된 것이다.

태백산맥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작가는 '역사'라는 관념적 단어 속에서 그 단어를 만들어낸 '인간의 행동'이라는 구체적 대상에 초점을 맞춘다. '사건' 위주의 역사 기술도 중요하지만 '사건 뒤에 숨어있는 사람들'을 기억해야 한다는 철학인 듯 싶다. 물론, 그러한 인물들을 소설(허구를 전제로 한)을 통해 그려내는 과정에서 작가의 가치관이 편향되어 나타난다면 자칫 '사건' 자체의 의미를 왜곡할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원론적으로는 누군가는 그런 일을 해야할 사명감을 가질 필요는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나저나 나는 어떤 역사를 만들고 있는 개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