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6/08/31 논리적으로 생각하기 - 세번째 (12)
  2. 2006/07/18 논리적으로 생각하기 - 두번째 (17)
오랜만에 컨설팅과 관련된 글을 올린다. internet/innovation이 대부분 기사나 누군가가 쓴 내용에 대한 코멘트 위주의 2차 가공물인데 반해 컨설팅/finance쪽은 이안의 순수 창작물이기 때문에 글 쓰는 고통(? 혹은 노력)이 몇 배 클 수밖에 없어서 아무래도 업데이트가 자주 되지 못한다.

각설하고, 이번에는 좀 더 business case에 가까운 컨설팅 인터뷰 사례를 들어보겠다. 컨설턴트가 되면 실제로 아래와 같은 작업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일반 기업들의 문제해결을 위해서 쓰이는 경우는 없겠지만 만약 어떤 투자펀드(private equity)가 어떤 산업 혹은 기업에 투자를 할 것인가 말것인가에 대해 컨설팅 회사의 의견을 듣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를 due diligence 프로젝트라고 하는데 단기간(보통 3-4주)에 상당히 compact한 output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컨설턴트들이 대부분 꺼리는 프로젝트다. (왜냐? 라이프스타일이 매우 안좋으므로..^^;)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 한번쯤은 경험해보고 싶어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안도 딱 한번 경험해봤다.

가게에 가서 물건을 소비하고 신용카드를 내면 가게 주인이 어떤 기계에 쓱 긇고 나서 전표용지가 띠리릭 하고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기계를 신용카드 조회기라고 하고 그러한 기업들을 VAN(Value Added Network) 업체라고들 부른다. 이 업체들은 대개 한건당 100원이던가 50원이던가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다. 즉 한번 신용카드를 긁을때마다 신용카드 회사들이 조회를 해주는 대가로 VAN업체들에게 이 금액을 주는 것이다 (가게 주인들이 주는 것은 아니다) 대신 신용카드 회사들은 가게 상인들로부터 수수료(3%쯤 하던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VAN업체들에게 돈을 줄 수 있는 것이다.

하여간 어떤 투자펀드가 VAN업체에 투자를 할 것인가 말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하자. 투자 펀드는 그 속성상 보통 5년 정도의 투자 후에는 IPO를 하던 M&A를 하던 제 3자에게 그들의 지분만을 팔던 exit을 하기 때문에 향후 5년간의 cash flow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예상을 하고 5년 후 exit value가 얼마가 될지를 예상한다. 따라서 해당기업에 대한 분석에 앞서 해당 산업의 향후 outlook이 어찌 될것인지도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 요소라 하겠다. 왜냐하면 타겟 회사가 속한 산업 자체의 outlook이 좋아야 5년후에 exit을 할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 결정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의 인터뷰 question이 VAN시장 규모가 어떻게 될 것일까?를 물어본다고 하자.

그렇다면 시장규모 예상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VAN업체가 신용카드 조회 건수 당 매출이 발생함을 상기하자. 그렇다면 매출의 driver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건 수'가 되겠다. 그렇다면 건수는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 이러저러한 방법이 있겠지만 전체 신용카드 사용액을 신용카드당 평균 사용액으로 나누면 건수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냥 건수에 대한 예상을 바로 안하고 이렇게 나눠서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즉 최근 몇년간 사용건수는 몇건이었고 몇%로 성장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대략 몇%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을텐데 왜 그렇게 안하고 두가지 driver로 나누냐는 질문 말이다. 그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그렇게 단순하게 하는 건 고등학생도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돈 몇백억 몇천억을 왔다갔다 하는 판에 그렇게 간단하게 예상하려고 하겠는가? ^^;; 현상을 움직이는 동인을 찾아내어 그 동인에 대한 예상을 통해 현상을 예상하는 것이 결국은 좀 더 신뢰가 간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럼 먼저 전체 신용카드 사용액부터 구해보자. 신용카드 사용액을 drive하는 것은 무엇일까? 개인별로 신용카드를 쓰는 frequency driver가 다를 수 있겠으나 거시적으로 보면 GDP, 소비량, 소비액 중 신용카드 사용비율을 들 수 있겠다. 식으로 나타내면 GDP*(소비액/GDP)*(신용카드사용액/소비액)이고, 말로 풀어쓰면 소득이 얼마나 늘어나서 소비가 얼마나 증가하며 그 소비 중 신용카드를 통한 소비가 얼마나 될 것인가를 예상하는 것이다. 앞으로 5년간 GDP성장에 대한 예상치, 소비증가율에 대한 예상치, 신용카드 사용비율에 대한 예상치를 구해서 reality를 체크하는 것이 해야 할 일이 되겠다. 이렇게 구한 숫자를 cross check 하는 것도 중요한데 하나의 방법으로는 신용카드가 사용되는 industry를 몇개 군으로 나눠서 그 산업군별로 bottom up방식으로 신용카드 사용액을 예상하여 합산해볼 때 앞서 구한 숫자와 어느 정도 range가 겹치는지를 보는 것도 cross check 방식으로 의미있다 하겠다.

그 다음엔 신용카드 사용당 평균 사용액을 구해보자. 이것도 그냥 historical data를 보고 앞으로를 간단히 예측할수도 있겠지만 한번 더 생각해보면 할부와 일시불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할부사용금액의 트렌드와 일시불 트렌드가 딱 일치하면 상관없겠지만 두개가 트렌드가 다르다면 향후 예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할 일은 할부와 일시불로 나눠서 자료를 구해보고 큰 변화가 있는 쪽이 있다면 어떤 background가 있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되겠다. (예를 들어 무이자할부가 늘어나면서 할부가 늘어났다든지 하는 경우 앞으로도 할부를 통한 구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두가지 driver인 신용카드 사용액과 사용당 평균 사용액을 향후 5년간 예상을 하면 신용카드 사용건수에 대한 예상이 결과적으로 도출될 수 있고 여기에 건당 수수료에 대한 가정을 곱하면 전체 신용카드 조회 시장 규모가 파악될 수 있을 것이다.

간만에 머리 굴려 글을 썼더니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지난 Introductory에서 케이스인터뷰에 대해 기초적인 감을 잡았다는 가정하에 오늘은 실제 모 전략컨설팅 회사 인터뷰에서 나온 적이 있는 오래된 고전 문제 한개를 풀어보자. 워낙 오래된 문제고 나름 유명한 문제기에 여기서 풀어보는 것에 대해 누군가 시비를 걸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문제 : 전화기에 달린 숫자 0 버튼이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몇 번 눌려질까?

반응1 : 뭐야? 뭐 이런 문제를 내? 뭐, 내가 전화를 하루에 3통쯤 거는데 그중에 네다섯번 누를거 같고 서울인구 천만이니까 4-5천만번쯤 되겠네. 이것도 문제냐?

반응2 : 흠..전화기가 유선전화만 말하는건가, 핸폰만 말하는걸까? 답을 내려면 복잡할 거 같긴 한데 나름 재미있겠군..어디 보자..질문을 좀 해야겠는데?

반응3 : 오호! 전형적인 guestimation 문제로군, 그렇다면 저번에 풀어본 문제와 동일한 패턴으로 풀면 되겠다. 아싸~

반응 1은 안타깝게도 아직 갈 길이 먼 반응이다. 반응 3은 일명 닳고 닳은 반응으로서 1차 인터뷰는 통과할 가능성이 많으나 2차 부터는 상당히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생각되는 반응이다. 가장 바람직한 반응은 반응 2라고 할 수 있으니 반응 2에서 출발해보자. (물론 풀이를 하다보면 반응 3과 비슷한 접근이 이루어 질 수 있으나 반응 3 중에 일부는 일명 달달 외운 경우가 있어서 그런 경우는 인터뷰어의 눈에도 보이게 된다는 점이 다르다)

이안의 풀이방법만이 정답은 아니고 하나의 모범사례일 뿐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아래 풀이방식에 대해 접근하기를 바란다.

전략 컨설팅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컨설턴트들은 고객사의 business definition부터 시작을 한다. 즉 고객사가 영위하는 사업이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그러한 사업영역간에 고객이나 비용구조 등을 공유하는 것인지 아니면 따로따로의 사업인지, 각 사업영역의 직간접적인 경쟁사는 누구인지 등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나서 개별 모듈로 진행을 해 나가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의 경우에도 '문제 자체'에 대한 정의를 하는 것이 출발선상이 될 수 있겠다. 전화기는 크게 유선전화와 무선전화로 구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어에게 두개의 종류가 있을텐데 일단 두 종류의 전화기의 대수를 파악한 후 각 전화기당 0을 몇번 누르는지를 예상하여 두 숫자를 곱해서 최종 숫자를 구하겠다고 framework을 제시할 수 있다면 좋은 첫인상을 남길 것 같다.

논의를 무선전화로 한정해보자. 이러한 인터뷰의 핵심은 숫자 그 자체보다 그 숫자를 추론해 나가기까지의 thought process를 보려는 것임을 잊지말자. 즉, 저번에 신문기사에서 보니 휴대폰 보유대수가 5천만대를 넘었다고 하더라, 따라서 휴대폰 대수를 5천만대로 가정한다..고 하면 낙제점인 것이다. 휴대폰의 대수를 추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접근방법이 있을 수 있겠다. 예를 들면 휴대폰 사용자층을 의미있는 연령대/지역대로 나눠서 연령대별 평균 보유대수를 통해 추정해보는 방법도 있겠고, 전국의 휴대폰 판매 채널 (대리점, 인터넷 등등)의 수 추정과 각 채널당 판매대수 추정을 하는 방법도 있겠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던 중간에 길을 잃지 않고 논리적으로 끝까지 갈 수 있다면 상관 없을 것이다. 다만 연령대/지역대별 접근방식이 좀 더 안전/정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휴대폰을 보유할만한 80대까지의 연령을 나름의 공통분모를 가진 연령대로 끊어본다면 내 생각엔 1. 유치원 이하까지, 2. 유치원~초등학생, 3. 중고등학생, 4. 대학/대학원생 및 30대, 5. 40대와 50대, 6. 60대, 7. 70대 이상의 7가지 세그먼트가 아닐까 싶다.

다음 단계로 우리나라 인구를 계산의 편의상 오천만명으로 가정한 후 분류한 세그먼트별로 인구분포를 예측해보자. 유치원 이하면 1-5세까지이므로 인구의 5% 정도가 될 것이다. (백살까지의 인구를 각 연령별로 1%라고 해도 5%인데 최근의 저출산경향이 있으나 80세 이상도 많지는 않으므로) 유치원~초등학생은 6세~13세이므로 약 7%정도가 될 것이다. 중고등학생은 14세~19세이므로 5%, 대학~30대는 20~39세이나 많은 수가 몰려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약 30%, 40~50대도 약 30%, 60대 10%, 70대 이상 약 15%로 잡아보자. 정규분포 등을 이용하여 좀 더 sophisticated되게 할 수도 있겠으나 인터뷰당 시간이 20분~40분임을 감안하면 이 정도도 충분하다.

그럼 일단 인구가 나왔다. 그런데 굳이 의미있는 연령층으로 분류한 것은 휴대폰 보유율이 다를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에 나눈것이니 다른 보유율을 적용해서 휴대폰 대수를 구해보자. 1. 유치원 이하는 럭셔리베이비 0.1% 정도 보유하지 않을까하는 가정으로 250만명*0.1%=2,500대, 2. 유치~초딩은 요즘 만만치 않은 보유율을 보임을 감안하여 20%로 가정시 350만명*20%=70만대, 3. 중고딩은 반이상 약 70%정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여 250만명*70%=175만대, 4. 대학/대학원/30대는 최소 한대 이상, 많으면 세대씩도 보유하니 120% 적용하여 1,500만명*120%는 1,800만대, 5. 4-50대도 90%가량은 보유할 것으로 예상하여 1,500만명*90%는 1,350만대, 6. 60대는 30% 정도 보유예상하여 500만명*10%=50만대, 7. 70대 이상은 10%정도 보유예상하여 750만명*10%=75만대..총합은 약 3,500만대 정도 되겠다. (이 글을 읽는 분 중 휴대폰 종사자들이 정확한 수치를 아신다면 댓글 부탁 ^^; 그러나 거듭 말하지만 중요한건 thought process! ㅎㅎ)

그렇다면 무선 전화대수는 구했으니 한 통화당 전화번호에서 0이 눌러지는 횟수를 구해보자. 핸드폰(무선)에서 전화번호를 누르는 경우는 1)핸드폰>핸드폰 2)핸드폰>지역전화 3)핸드폰>국제전화 등이 있겠다. 물론 nate등의 데이터 이용과 문자 이용을 하는 경우도 요즘은 많겠지만 일단 제외해보자.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세가지 비율이 50%, 49%, 1%쯤 되지 않을까라고 가정하여 1%는 무시하고 그냥 50:50으로 보자. 핸>핸의 경우 단축다이얼이 있으나 이 역시 잠시 무시하면 01x-abcd-efgh 가 될 것이다. 핸폰으로 걸면 무조건 맨앞의 0이 한번 붙는 것이다. x에는 우리나라 국번중 최근에 010이 생겼고, 011,016,017,018 총 5개가 있으니 확율이 20%라고 보자.(실제로는 010 점유율이 더 되겠지만) a에는 0이 나올 확율은 0%, bcdefgh는 0이 나올 확율이 각 10%(0에서 9까지 10개 자리중 하나), 따라서 핸폰에서 핸폰으로 한통화 걸때 0이 눌러질 평균횟수는 100%+20%+10%*8=200% 즉 두번이 되겠다. 지역전화는 0x-abc-defg 일텐데 마찬가지로 구하면 1.6번이 되겠다. 따라서 둘을 합치면 3.6번이 되겠고 확율이 반반이니 50%씩을 곱해서 1.8번이라고 보면 되겠다.

연령 구분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1. 유치원 이하는 2,500대 보유하나 실제 전화거는 횟수는 하루 1번이하일 것이기에 0을 누르는 예상횟수는 1*1.8*2,500=4,500번 되겠고, 2. 유치~초등은 70만대인데 엄마아빠한테 한통씩 정도 한다고 가정하면 2*1.8*70만대=252만번, 3. 중고딩은 175만대 보유하는데 통화횟수는 문자를 많이 쓰므로 2통으로 가정하면 2*1.8*175만대=630만번, 4. 1,800만대에 평균통화 4통으로 가정시 4*1.8*1,800만대= 약 1.3억번, 5. 1,350만대가 평균 3통 가정시 3*1.8*1,350만대=7,300만번, 6. 50만대가 평균 1통 가정시 1*1.8*50만대=90만번, 7. 75만대가 평균 1통 가정 시 1*1.8*75만대=135만번.. 헥헥..실제 컨설팅 인터뷰에서는 인터뷰어에 따라 다르지만 이렇게 계산 다 하게끔 놔두진 않는다. 한두개 세그먼트 하는 것을 보여주면 그만하라고 한다. ^^;;

여기까지 읽고 나서의 예상 반응..
반응1 : 뭐야? 수학회사냐? 도대체 저런 인터뷰로 어떻게 사람을 구별하지? 그럼 컨설턴트들은 다 수학과 출신이나 공대 출신이겠네?
반응2 : 흠..그렇다면 처음에 어떤 구분으로 분류하여 문제를 쪼개어 나갈지가 상당히 중요하겠군..숫자야 어차피 가정이고 다양한 시나리오 중 하나로 처리하면 될테니 앞단에서 쪼개나가는 방식을 잘 만들어서 인터뷰어랑 확인해 봐야겠군..

역시나 반응2가 바람직하겠다. ^^;; 위에서 보여준 사례는 지나치게 analytical하게 간 문제이긴 하지만 아주 고전적인 사례라 하겠다. 인터뷰어에 따라 이렇게 anal한 것보다 쪼개는 방식의 창의성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는 경우도 있고, 실제 케이스가 그런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니 꼭 공대나 수학과가 유리하다고 할 순 없겠다..

다음 시간엔 조금 soft한 사례를 들어서 balance를 맞춰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