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셔닝'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3/11 변하지 않는 것들 (11)
  2. 2006/08/27 Startup의 정체성 파악 (7)

어제 밤에 집으로 돌아오는 데 집앞 고등학교 학생들이 야자가 끝나는 시간과 겹쳤다. 지나가다가 가끔 교복입은 학생들을 본 적이 있었겠지만 어제처럼 수백명의 학생들을 한번에 접한 것은 오랜만이었다.

친구들과 깔깔대고 이야기를 하는 애들, 대기하고 있던 노란색 독서실 봉고에 올라타며 언제나 그랬다는 듯 기사님에게 인사를 건네는 애들, 혼자 이어폰을 꽂고 걸어가는 애들..15년전 이안의 고3때 모습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입시제도가 수없이 바뀌고 세월이 흘러도 어쨌든 저 나이는 공부를 하는 나이구나..하는 생각이 들며 괜히 옛날 생각에 센티해졌다.

(엉뚱한 연결이지만) 벤처회사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 것 같다. 남들이 하는 것을 더 잘하려는 시도는 안전해 보이지만 성공 가능성이 더 낮다는 것. 남들이 안하는 일. 그게 말이 되냐?는 시도를 하는 것이 벤처회사로서는 오히려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미 존재하는 시장, 이미 있는 고객니즈를 더 잘 충족시키는 시도는 벤처회사의 몫이 되기 힘들다. 비주류 고객들의 니즈를 발굴하여 주류 비즈니스로 만들 가능성이 있는 아이템. 그것이 벤처회사의 몫인 것 같다. Disruptive Innovation의 내용과 비슷한 거지만..

근데 이게 참 쉽지 않다. 투자자에게 이를 설득해야 하고 내부적으로도 수많은 회의론과 비관론을 이겨내야 한다. Startup은 agile 해야 한다 (기민하고 유연해야 한다)는 또다른 논리에도 대응할 줄 알아야 한다. 즉,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재 주류인) 고객의 요구와 외부의 시각을 최대한 수용하며 유연해야 한다는 논리에 대응하여 자기가 만들었던 핵심가치/철학을 지켜낼 줄 알아야 한다. 당연히 끈기와 확신이 요구된다. 글자로 쓰면 쉬운 이야기지만 현실계에선 참 어려운 말들이다.

써놓고 보니 논리적으로 참 연결 안되는 두개를 연결한 것 같아 민망하다. 그러나 어찌하랴. 어제 야자가 끝나고 나오는 고딩들을 보며 정말 저런 생각이 들어버렸는걸..ㅎㅎ

이안이 전에 비디오링크를 걸어놓았던 Guy Kawasaki의 책을 요즘 읽고 있다. (이안은 보통 한권만 몰두해서 읽는 일은 많지 않고 두권 정도의 책을 동시에 읽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은 이 책과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읽고 있다. 바빠지면 한권 읽기도 엄두가 안나겠지만 ^^;;)

워낙 특징이 뚜렷한 흥미로운 책이라 나중에 또 언급할 일이 있겠으나 일단 맛뵈기로 이안이 흥미롭게 생각한 framework을 하나 소개한다. Guy 왈, Statup으로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자기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를 냉철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 그 framework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Guy가 제시하는 framework는 Y축에 ability to provide a unique prodcut 이고 X축이 value to customer of the product 이다. Y가 높고 X가 낮으면 stupid companies이고(기술력 등이 뛰어나나 사실 별로 쓸모없는 기술력을 가진 회사들), X가 높고 Y가 낮으면 price competiton의 영역이라서 startup이 살아날 수 있는 가능성이 낮기에, Y와 X가 높아야 하는데 자신의 startup이 정말 그 영역에 속하는지 (혹은 속할 수 있는지)를 냉철히 판단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X,Y축이 다 낮은 영역이 dot com회사들의 영역이라고 마크해놓았다는 점이다. 실리콘밸리의 guru이고 venture capitalist라서 막연하게 인터넷 회사들에도 호의적이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Guy아저씨는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 (이베이/구글을 칭찬하는 얘기는 많이 나오니 두회사는 예외인듯하다)가 이세상에 없어도 아무 해가 되지 않고 있어도 별로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며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뭐, 그런 눈으로 보면 그럴수도 있겠다..싶었다..^^;; 주제가 옆길로 좀 샜지만, 실리콘밸리의 영향력있는 사람이 인터넷에 대해 그런 견해를 가지고 있고 활자화되어 떡하니 쓰여있는 것을 보니 흥미로워서 한 자 적어봤다..^^;;